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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본 후 만드는 조금은 긴 후기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 온 건 1월 초이지만 이제야 후기글을 쓰게 되었네요…! 이번 영화는 저로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진짜 보기 잘했다는 생각만 드네요.

     

    시작하기 전에 당부의 말씀을 드리자면 이번 포스팅은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대한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이나 민감하신 분들은 영화를 감상 후 이 글을 읽어주세요. 그럼 후기 시작합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메인 포스터

     

    송태섭의 어린 시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영화는 송태섭의 어린 시절을 잠시 보여주고, 어떤 언급도 없이 산왕전을 시작하게 됩니다.

    송태섭은 이번 영화에서 북산고 5인방 중 주인공급의 비중을 가지게 되죠. 물론 산왕전의 큰 줄기는 변하지 않았기 5명 모두가 활약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지분을 따져보게 된다면 송태섭 40%, 강백호 25%, 정대만 20%, 채치수 10%, 서태웅 5% 정도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이번 작품의 핵심이 되고 있는 송태섭의 과거사를 대충 요약해서 말하면 어린 시절 송태섭의 가족은 아버지를 잃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농구 유망주였던 형 ‘준섭’마저 잃고 가족의 부재로 인한 상처가 쌓여나가게 되죠. 이후 오키나와에서 수도권인 가나가와 현으로 올라온 태섭은 우리가 알던 시점보다 정대만과 일찍 만나면서 스쳐가는 인연으로 그치게 되고, 북산고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송태섭의 비중이 높은 와중에, 정대만 역시 회상의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극 중 비중이 높아진 것이죠!

     

    산왕전의 이야기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그리고 산왕전 같은 경우, 앞서 지역 예선이나 몸 풀 때 나왔던 신경전 등이 어떤 언급도 없이 바로 경기에 임하는데요. 오프닝에서 북상고 5인방이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라이브 드로잉을 하는 느낌으로 애니메이션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 장면부터 슬램덩크 팬들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영화는 산왕전을 큰 줄기로 하여 송태섭의 이야기와 멤버들 간의 이야기를 회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가 알던 산왕전에다가 또 다른 서사를 쌓고 거기서 큰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물론 이 부분이 원작의 대사 하나가 소중한 팬은 ‘왜 이걸 잘랐지?’ 하면서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전반전 같은 경우는 거의 통스킵 수준이라 이때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 걸 느끼게 되는데, ‘강백호랑 송태섭의 안면 사인 후 앨리웁’이나 ‘정대만이 컨디션이 좋아 연속 3점 슛을 넣는 것’, ‘강백호의 안면 슛’ 등이 툭툭 던지듯 치고 나가고 신현필의 등장이나 이때 강백호가 익히는 것들은 일절 언급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고 맙니다. 산왕고 멤버 대부분 그래도 강하다는 인상이나 원작에서 살려주려던 포인트는 다 살아있지만 신현필은 원작을 안 본 사람들은 전혀 모를 정도로 분량이 대거 삭제되어 버리고 말죠.

     

    이 외에도 백호 군단이나 벤치 멤버들을 제외하면 다른 스피커인 김판석, 전호장, 이정환, 변덕규 등은 전혀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반가운 얼굴들이 사라져 기존 만화책과 이질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대사로 상황이나 심리설명을 해주던 것들이 사라져 그 부분을 아쉬워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심지어 채소연조차 우는 장면도 사라지고, 후반에 강백호의 고백 장면도 사라져서 비중은 거의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물들과 대사를 줄인 대신 경기가 상당히 긴박하고 빠른 템포로 흘러가며 경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회상 장면으로 쌓아간 빌드업이 영화 말미에 폭발하게 되고,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포인트라서 작가이자 감독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노린 연출 포인트를 제대로 알 수 있게 됩니다.

     

    작화와 연출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작화

    이런 멋들어진 경기를 표현하는 2D+3D 작화는 정말 중요하게 작용하는데요. 중간중간 프레임이 낮아지거나 자연스럽지 않은 움직임은 느껴지지만 결과적으로 이 스타일이 아니었으면 이번 작품은 성공할 수 없었을 것 같은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만화책에서는 말풍선을 위한 공간이나 인물들이 상황에 반응하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컷을 나누고 레이아웃을 결정해야 했지만 이번 작품은 실제 경기를 보는 것처럼 경기장 전체를 와이드하게 잡아 주면서 나눠진 컷을 한 번에 봉합한 그림으로 갑니다. 예를 들어 자유투 상황에서 강백호가 포즈를 취하는 게 따로 한 컷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자유투를 던지는 선수와 주변 선수들이 한 앵글에 담길 때 그 장면이 자연스레 녹아드는 거죠. 그렇기에 원작 팬들이라면 알고 있는 장면들이 정말 깨알 같이 들어가 있어서 장면과 장면을 면밀히 살펴보시면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연출

    그리고 주변 반응과 리액션이 찰지게 담기는 편이라서 그런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는 맛도 꽤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연출이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되는 장면은 바로 강백호의 명장면인 ‘왼손은 거들 뿐’ 때입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강백호가 이 점프슛을 쏘려고 오른쪽 45도 각도에서 포지셔닝을 하는 부분이 서태웅과 충돌하면서 언급되기 시작하지만,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는 강백호가 지속적으로 오른쪽 45도에서 소스를 받기 위해서 있는 장면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발견이 바로 앞서 말한 앵글의 녹아있는 미친 빌드업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물론 이번 작품에서 그 장면 속 등장하는 ‘왼손은 거들 뿐’은 묵음 처리되어 등장하지 않지만 전 그 대사를 하지 않은 게 오히려 좋았어요. 사실 이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대사는 이때 처음으로 한 대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도 짧게 지나가지만 실은 강백호가 해남전 이후, 채치수에게 점프슛을 배울 때 자세 교정을 받으면서 처음 나왔던 대사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때 이 장면의 대사가 ‘왼손은 살짝 얹을 뿐(만화책)’이라고 번역되어서 연결성을 모르고 지나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건 피지컬로 덩크나 리바운드에 능하던 강백호가 바스켓맨으로서 성실히 투자한 점프슛을 통해서 최강인 산왕을 이긴다는 빌드업의 시작이었고, 그걸 눈치챈 팬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주는 대사인 거죠. 그래서 극장판에서는 초반부터 오른쪽 45도에 패스를 받기 위해서 포지셔닝을 하는 강백호가 등장하게 되는 겁니다.

     

    극장의 필요성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또 전체적인 회상이나 비중을 보면 송태섭을 실질적인 주인공이나 부를 수는 있지만, 여전히 후반전 흐름을 바꾸고 마지막 순간까지 그림을 만들어내는 포지션에서 강백호를 놓지 않아 슬램덩크 안에서 여전히 그가 중요한 비밀병기라는 걸 보여줍니다.

     

    그래서 초반에 송태섭의 과거사나 일부 장면 삭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강백호가 관중석의 도발을 하는 것부터 허리 부상을 당한 뒤 역전을 하는 숨막히는 마지막 2분 상황까지 정말 미친 듯이 달려 나가면서 몰입되어 영화관 전체가 고요해지는 기적이 펼쳐집니다. 이때 느껴지는 짜릿함은 정말 극장에서 보셔야만 느낄 수 있는 대단히 큰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 경험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돈값을 하기에 반드시 이번 작품은 극장에서 슬램덩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시길 권하는 바입니다.

     

    자막판과 더빙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그리고 전 이번 영화는 자막으로 봤습니다.

    언론 시사회에서는 일본말로 ‘사쿠라기’, ‘루카와’로 부르는데 자막은 강백호, 서태웅으로 나와서 어색하다는 말을 듣고 저도 그런 위화감을 걱정했었는데 작품에 빠져들다 보면 그런 생각은 아예 사라집니다 다만 일본어를 좀 잘하는 분들은 아주 약간 거슬린다는 의욕이 존재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오카에리(어서 와!)’나 ‘타다이마(다녀왔어)‘ 같은 걸 ‘수고했어’, ‘감사해요’ 같은 느낌으로 번역한 정도입니다. 은근히 신경 쓰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언급해 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경기장이나 화면을 인물 위주보다는 실제 경기처럼 넓게 쓰는 편이라 더빙판이 영상을 감상하기에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엔딩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마지막으로 정우성이 미국에 진출한 후, 상대팀에 서태웅도 아닌 송태섭이 나오면서 많은 분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는 엔딩이 나오는데이 엔딩은 아마 슬램덩크가 연재될 때와 달리 NBA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이 생겼기 때문에 이에 대한 리스펙으로 넣은 장면이라 봤어요. 사실 전 북산의 주장으로 활동하는 송태섭을 보고 싶은데 이렇게 다른 결말로 나아가버린 이상, 이런 이야기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새로운 후속작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 소원이에요..ㅎㅎ 이제 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말 잘 만드셨어요. 물론 ‘이노우에 다케히코’ 외에 정말 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참여해서 만들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라 정말 이번 애니메이션을 만든 분들에게 감사 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대한 제 한 줄 평입니다.

     

    “추억을 회상하게 해주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보물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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