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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영화 ‘유령’에 대한 후기를 써보았습니다. 저에게 이 영화는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감도 크게 다가왔던 영화인데요. 이 영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유령 포스터

     

    유령에 기대했던 것들

    유령 스틸컷

     

    제가 영화 ‘유령’을 기대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추리물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은 추리물이 성행하는 편은 아닙니다. 추리물은 대체로 증거를 토대로 하여 논리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동진 평론가가 했던 이야기처럼 한국 영화는 차가운 영화보다는 뜨거운 영화를 만드는 것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추리물은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말하자면 ‘셜록’이나 ‘오리엔트 특급 살인’ 같은 영화가 한국에서 나온다고 했을 때, 쉽게 상상이 안 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죠.

     

    그런데 유령이 그 비슷한 역할을 좀 해주기를 바랬습니다. 대체로 추리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은 시대극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현대극에서는 CCTV나 과학수사 등을 통해서 이전보다 범인을 밝히는 과정이 영화적으로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수사기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추리가 아니라 범죄수사 쪽으로 장르를 선택하는 것이 더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증거를 바탕으로 한 추리나 인물들의 증언을 토대로 모순을 발견하는 식의 추리물이 가능한 시대극의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가 되는 것이죠. 최근에 공개되었던 넷플릭스 영화인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또한 주인공들이 섬에 초대받았다는 설정과 함께 외부로 연락할 수 있는 기기를 모두 회수당하는 등 이전 추리물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스파이 액션으로 홍보하고 있는 유령의 예고편을 보면 이런 추리물의 형태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나름의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에게는 좀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영화 속의 톤

    유령 스틸컷

     

    우선 영화 전체적인 톤을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전반부의 특징은 적은 대사를 통해서 ‘보여주는 것’에 집중할 모습입니다. 이런 연출은 과거 2000년대 중후반 당시 학생 단편영화계에서 유행하던 트렌드였습니다. 최대한 대사를 적게 사용하여서, 보이는 것만으로도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가능하도록 연출하는 것이죠.

     

    조금 다르게 말하면 있어 보이는, 혹은 상을 받을 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연출한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영상이 있다면 사람들은 스킵을 누르거나 10초 건너뛰기를 눌렀을 겁니다.

     

    제가 느꼈던 영화 전반부의 느낌은 대사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우아한 느낌을 주려는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는 전반부를 보다가 졸 뻔했으니 말이죠. 사실 전반부만 하더라도 조금 지루하긴 하지만 나름 괜찮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정말 갑자기 뜬금없이 어떤 캐릭터가 돌변하면서,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이 단점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나올 후반부에 대한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스포일러가 포함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 분들은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후반부의 문제점

     

    영화의 후반부가 시작되는 지점은 진짜 유령이 밝혀지는 순간일 겁니다. 물론 이전까지 전반부가 진행되는 동안 영화는 진짜 유령이 누구인지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숨겨진 누군가가 또 있었다는 것이 문제죠.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물론 이 영화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보이지는 않지만 어디에나 있는,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이 나타나는 마치 바퀴벌레와 비슷한 존재였던 ‘유령’ 혹은 ‘흑색단’과 같은 조직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이야기가 더불어 ‘일제강점기 끝까지 저항하며 싸운 그들’이라는 타이틀로 이 영화를 마무리하려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단순히 감정적인 호소로만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시대는 이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결국엔 한국 영화의 뻔한 공식을 따라가는 그런 느낌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후반부에 유리코가 흑색단임이 밝혀지는 장면이 상당히 맥락 없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그녀가 흑색단이라는 설정으로 인해서 영화 전반부에 등장했던 대부분의 요소들이 쓸모없이 버려진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빌드업 없는 반전

    유령 스틸컷

     

    생각해보면 영화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은 전작이었던 독전에서도 비슷한 연출 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마치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을 등장시켰는데, 그때와 비슷한 반응이 유령에도 등장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전개방식이 억지스럽기 때문일 겁니다. 이전까지 유리코를 흑색단으로 의심할만한 정황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클 겁니다.

     

    이런 상황이 등장할 예정이었다면 전반부에 유리코의 행동에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있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흑색단이었다는 사실을 밝혀지는 순간 이전까지 그녀가 보인 모든 행동이 이해가 되는, 그녀에 대한 의심이 모두 해소가 되는 순간이 있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령은 유령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이미 유령의 존재를 알려주고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흑색단이라는 단체조차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즉, 빌드업 없는 반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은 ‘반전’이 아니라 그냥 ‘사고’입니다. 그렇기에 놀랍기보다는 당황스러움이 먼저 나오는 것이죠.

     

    그리고 이 후반부가 생각보다 길게 느껴진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영화 자체가 133분으로 긴 편인데 체감되는 런닝타임은 더 길게 느껴집니다. 추리물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반부도 그리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은 마당에, 후반부에 등장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전반부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이다 보니, 사실상 영화 두 편을 보는듯한 느낌인 것이죠.

     

    개선해야 할 점

    유령 스틸컷

     

    만약 ‘박차경’이 유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 많은 상황에서 ‘카이토’를 주인공으로 하여서 일본의 입장에서 ‘유령’과 ‘흑색단’을 다뤘다면 조금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흑색단은 상당히 성가시고 짜증 나는 존재였을 것인데, 이것을 영화에서 표현했다면 역설적으로 독립을 하기 위해서 힘썼던 분들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반대로 일본에게 독립군이 어떠한 느낌인지 이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독립운동을 한 그들에 대한 존경심 혹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더불어 추리물의 관점에서도 조금 더 흥미로웠을 것 같습니다. 일본군의 입장에서 흑색단 혹은 유령의 진짜 존재를 밝혀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탐정물과 비슷한 전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총평

    유령 스틸컷

     

    이쯤에서 정리를 좀 해보면 제가 생각하기에 유령은 이야기를 바라보는 관점만 바꿔서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은 홍보의 방향이 조금 달랐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분명 예고편에서는 추리물로 보이도록 홍보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영화가 시작되면 초반부터 누가 주요 인물인지 알게 되고, 전반부에 등장하는 여러 추리의 요소들이 후반부에는 사실상 쓸모가 없어지게 되면서 사실상 영화 2편을 보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차라리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선을 바꿔서 전개를 했다면 추리물의 관점에서나 독립운동가에 대한 표현을 하는 관점에서나 더 괜찮았을 것 같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같은 날 개봉한 영화 ‘교섭’이 관객들의 공감을 만드는 것에 실패했다면, 유령은 관객들에게 ‘빌드업 없는 반전’만 보여주었습니다. 모든 영화의 결론만 아는 사람은 그 영화의 매력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요? 결국 영화는 결론으로 향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로 보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영화를 볼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것이라면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관점에서 ‘유령’은 보여주는 것에 급급한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글이 유익하셨다면 구독과 하트(공감)도 잊지 않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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